딥시크 R1 vs ChatGPT o1: 실무에서 무료 AI가 유료를 이길 수 있을까?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딥시크 R1이 ChatGPT o1과 동급의 성능을 보인다고 주장하며 AI 업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코딩 자동화 등 실제 업무 시나리오별로 두 모델의 차이를 분석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 실용적인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공짜 AI가 월 2만 원짜리 AI를 이길 수 있을까?

요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셰프'와 '동네 백반집 주방장' 중 누가 더 맛있는 밥을 만드냐고 물으면, 당연히 미슐랭 셰프라고 답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동네 백반집이 공짜고, 미슐랭 레스토랑이 1인당 30만 원이라면? 그 답은 훨씬 복잡해집니다.
딥시크(DeepSeek) R1과 ChatGPT o1의 관계가 정확히 이 구도입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R1 추론 모델은 무료로 제공되면서도 ChatGPT o1과 비슷한 벤치마크 점수를 기록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 AI 커뮤니티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과연 실무에서도 이 주장이 통할까요?
딥시크 R1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본격적인 비교에 앞서, 딥시크 R1이 어떤 방식으로 성능을 끌어올렸는지 이해하면 결과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AI 모델은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 방식으로 훈련됩니다. 쉽게 말해, 수많은 '정답지'를 미리 보여주고 그것을 모방하도록 학습시키는 방식입니다. 학생에게 기출문제와 해설지를 반복해서 암기시키는 것과 비슷합니다.
반면 딥시크 R1은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 을 핵심 훈련 방법으로 채택했습니다. 강화 학습이란 정답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문제를 직접 풀게 한 뒤 맞으면 보상을 주고 틀리면 패널티를 주는 방식입니다. 마치 답안지 없이 문제만 주고 스스로 풀 때까지 공부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모델이 단순히 패턴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추론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점입니다. 딥시크 측은 이 방법 덕분에 훨씬 적은 학습 비용으로도 높은 추론 성능을 달성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 추론 모델(Reasoning Model) 이란?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단계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을 거쳐 답을 도출하는 AI 모델입니다. 수학 문제나 복잡한 논리 문제에서 특히 강점을 보입니다.
실무 테스트 1: 비즈니스 제안서 작성

테스트 조건
'AI 노코드 기반 자동화 솔루션을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판매한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두 모델에 기획서 초안 작성을 요청했습니다. 요청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입부 및 핵심 문구
- 타겟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 Point, 고객이 겪는 불편함이나 문제)
- 시스템 주요 기능 및 활용 툴 예시
- 프로젝트 타임라인
- 예상 효과 및 예산
결과 비교
| 항목 | 딥시크 R1 | ChatGPT o1 |
|---|---|---|
| 도입 문구 | 후킹(Hooking)성 헤드라인 중심, 수치 포함 | 목표와 활용 툴을 구조적으로 정리 |
| 페인포인트 | 표 형식으로 간결하게 정리 | 세 가지 포인트를 상세히 서술 |
| 기능 예시 | 창의적이나 현실성 다소 부족 | 실제 노코드 툴(Make, Notion, Airtable 등) 기반의 구체적 예시 |
| 예상 효과 수치 | 수치 풍부하나 근거 불명확 | 수치는 적지만 맥락에 맞는 설명 |
| 예산 제안 | 2,000만~3,000만 원 이상 (현실성 낮음) | 초기 구축 300~500만 원, 월 운영비 별도 (현실적) |
분석
딥시크 R1은 숫자를 많이 활용해 문서를 풍성하게 보이게 만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왜 이 숫자인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시간 절감 120시간" 또는 "운영비 65% 감소" 같은 수치가 등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가 없어 실제 제안서에 그대로 쓰기 어렵습니다.
ChatGPT o1은 해당 산업의 특성(노코드 자동화, 크리에이터 시장)을 이해하고 실제로 사용 가능한 툴과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제안서를 구성했습니다. 예산 역시 국내 시장 현실에 맞게 제안했다는 점에서 실무 활용도가 높습니다.
결론: 비즈니스 문서 작성에서는 ChatGPT o1이 더 실용적인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실무 테스트 2: 데이터 분석

이 테스트에서는 CSV(엑셀과 유사한 데이터 파일 형식) 형태의 매출 데이터를 업로드해 인사이트와 전략을 요청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딥시크 R1은 파일 자체를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컨텍스트 윈도우(Context Window) 의 차이 때문입니다.
💡 컨텍스트 윈도우란? AI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의 양을 의미합니다. 마치 사람의 단기 기억 용량과 같습니다. 컨텍스트 윈도우가 크면 더 긴 문서나 대화를 한꺼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모델 | 컨텍스트 윈도우 크기 |
|---|---|
| 딥시크 R1 | 약 64,000 토큰 |
| ChatGPT GPT-4 | 128,000 토큰 |
| ChatGPT o1 | 200,000 토큰 |
1메가바이트도 안 되는 CSV 파일을 딥시크가 처리하지 못한 것은 이 컨텍스트 윈도우 제한 때문입니다. 만약 데이터 분석, 긴 계약서 검토, 대용량 코드베이스 분석 등의 작업을 주로 한다면, 딥시크 R1은 현재로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결론: 데이터 분석 및 대용량 파일 처리에서는 ChatGPT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실무 테스트 3: 코딩 자동화 (Google Apps Script)

이번 테스트는 개발자가 아닌 일반 직장인도 자주 필요로 하는 업무 자동화 스크립트 작성입니다.
시나리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마케팅 동의 여부가 '동의'이고, 마지막 이메일 발송일로부터 7일이 지난 고객에게 자동으로 이메일을 발송하는 Google Apps Script(구글 앱스 스크립트, 구글 서비스를 자동화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코드 작성.
실행 결과
- 딥시크 R1: 코드 작성 후 즉시 실행 성공. 조건에 맞는 행에만 이메일이 발송되고 날짜가 업데이트됨.
- ChatGPT o1: 코드 작성 성공. 단, 시트 이름을 직접 지정하는 부분에서 수동 수정이 필요했음. 수정 후 정상 작동.
두 모델 모두 실제로 작동하는 코드를 작성했습니다. 딥시크 R1은 별도 수정 없이 바로 실행된 반면, ChatGPT o1은 시트 이름 등 일부 정보를 사용자가 직접 입력해야 한다고 주석으로 안내했습니다.
결론: 간단한 자동화 스크립트 작성에서는 두 모델 모두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비개발자가 업무 자동화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딥시크 R1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실무 테스트 4: 마케팅 전략 수립

시나리오: 중소기업이 3대 이동식 선풍기를 제조하며, 6개월 내 신규 고객 20% 증가를 목표로 총 예산 3,000만 원 내에서 마케팅 전략 3가지를 요청.
비교 결과
딥시크 R1의 전략:
-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협업
- 숏폼 콘텐츠 및 해시태그 캠페인
- 리퍼럴(Referral,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을 추천하는 방식) 프로그램
문제점: 각 전략의 예산을 합산하면 약 4,100만 원으로 주어진 예산 3,000만 원을 크게 초과. 수치가 풍부하지만 근거가 불명확.
ChatGPT o1의 전략:
- 바이럴 캠페인 및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활성화
-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협업 (유아, 반려동물, 아웃도어 카테고리 등 타겟 세분화)
- 온라인 쇼핑몰 및 자사몰 최적화 + 검색 광고 리타겟팅
특징: 예산 합산이 약 2,700~3,000만 원으로 제약 조건 내 구성. 쿠폰 코드 추적, 리타겟팅 연동 등 실행 가능한 세부 전술 포함.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럴듯해 보이는 전략'이 아니라 '실제로 실행 가능한 전략'입니다. 예산 제약을 지키지 못하거나, 수치의 근거가 없으면 실무에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결론: 마케팅 전략 수립에서도 ChatGPT o1이 더 논리적이고 실행 가능한 결과물을 제공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AI를 선택해야 할까?

아래 시나리오를 참고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세요.
딥시크 R1을 선택하면 좋은 상황
- 비용이 최우선 고려사항일 때: 무료로 추론 모델을 사용하고 싶을 때
- 간단한 자동화 코드가 필요할 때: Google Apps Script, Python 기초 스크립트 등
- API 비용을 절감하고 싶은 개발자: 딥시크 API는 ChatGPT 대비 매우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단계: 완성도보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ChatGPT o1/GPT-4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 실무 문서를 바로 활용해야 할 때: 제안서, 보고서, 전략 문서 등
- 대용량 파일이나 긴 텍스트를 분석해야 할 때: 데이터 분석, 계약서 검토 등
- 수치의 정확성과 논리적 근거가 중요할 때: 예산 계획, 마케팅 전략 등
- GPTs, Canvas, 데이터 분석 등 부가 기능이 필요할 때
딥시크의 등장이 갖는 더 큰 의미

단순히 '어느 AI가 더 좋은가'를 넘어서, 딥시크 R1의 등장은 AI 업계 전체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첫째, AI 개발의 비용 효율성 혁명입니다. 딥시크는 기존 빅테크 기업들이 수천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훨씬 적은 비용으로 달성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AI 개발이 반드시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둘째, 오픈소스 AI 생태계의 활성화입니다. 딥시크 R1은 오픈소스(Open Source, 소스 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수정·활용 가능한 방식)로 공개되어 있어, 개발자들이 자체 서버에 설치하거나 다른 서비스에 통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ChatGPT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셋째, 경쟁이 결국 사용자에게 이득입니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OpenAI를 비롯한 기존 AI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이러한 경쟁 구도는 장기적으로 AI 서비스의 가격 인하와 성능 향상을 이끌 가능성이 높습니다.
핵심 정리
- 딥시크 R1은 무료로 사용 가능한 추론 모델로, 강화 학습 기반의 독자적인 훈련 방식으로 높은 성능을 달성했습니다.
- 비즈니스 문서와 마케팅 전략 작성에서는 ChatGPT o1이 더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딥시크는 수치가 풍부하지만 근거가 부족한 경향이 있습니다.
- 데이터 분석에서는 컨텍스트 윈도우 차이(딥시크 64K vs ChatGPT o1 200K)로 인해 ChatGPT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대용량 파일 처리는 딥시크에서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 간단한 코딩 자동화에서는 딥시크 R1도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비개발자의 업무 자동화 스크립트 작성에는 무료인 딥시크로도 충분합니다.
- 종합 판단: 비용 대비 성능은 딥시크가 탁월하지만, 실무 완성도와 부가 기능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ChatGPT가 우위에 있습니다. 단, 딥시크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앞으로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